대한불교조계종 상왕산 보원사
우리에게 "백제의 미소"로 익히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
보원사지(용현계곡) 입구 왼쪽 층암절벽에 거대한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으로 추정되는 보살상이 새겨져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상은 『법화경』에 나오는 서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동는 윤곽선, 보살살의 세련된 조형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므로, 이 마애불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이 마애삼존불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불상으로 1958년 발견되었다. 당시 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표정으로 바뀌어 "백제의 미소"라 불리우던 서산마애삼존불은 보원사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이후 1974년 풍화방지를 위해 서산마애삼존불에 보호각이 설치되어 자연채광을 이용한 "백제의 미소"는 볼 수 없게 되었고, 안내자의 인공 채광에 의지하여 미소를 볼 수 있었다. 그 사이 보호각으로 인하여 마애불의 백화현상 등이 일어나자 더 이상의 손상을 막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보호각을 개방하여 통풍과 자연채광 효과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2006년 2월 28일 보호각의 지붕과 기둥, 안쪽 벽면 일부만 남긴 채 32년 만에 해체되었다. 그러나 최근 빗물을 막으려고 전각 지붕은 그래도 남겨둬 삼존불의 표정이 뚜렷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마애삼존불의 구체적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다. 전체 조각 가운데 얼굴이 가장 두드러지게 높은 돋을새김을 한 것으로 둥근 얼굴에 눈을 한껏 크게 뜨고 두툼한 입술로 벙글벙글 웃고 있는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으로 당대 불보살상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존재이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없고, 법의(法衣)는 두꺼워 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며, 앞면에 U자형 주름이 반복되어 있다. 둥근 머리광배 중심에는 연꽃을 새기고, 둘레에는 불꽃무늬(화염문 火焰紋)를 새겼다. 수인(手印)은 시무외(施無畏), 여원인(與願印)으로 왼손의 끝 두 손가락을 꼬부리고 있다. 발 밑에는 큼직한 복련연화좌(覆蓮蓮華座)가 있다.
둘째,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오른쪽의 보살입상은
얼굴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만연에 미소를 풍기고 있다. 상체는 옷을 벗는 상태로 목걸이만 장식하고 있고, 하체의 치마는 발등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천의는 두 팔을 거쳐 앞에서 U자형으로 늘어졌으나 교차되지는 않았다. 발 빝에는 복련연화좌가 있다. 머리 뒤에는 보주형 광배가 있는데, 중심에 연꽃이 있을 뿐 화염문은 없다.
셋째, 왼쪽의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글고 살찐 얼굴이다. 통식(通式)에서 벗어나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배치하였다. 두 팔은 크게 손상을 입었으나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에서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볼 수 있다. 머리에는 관을 썼고 상호(常好)는 다른 상들과 같이 원만형(圓滿形)으로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상체는 나형이고 목에는 짧은 목걸이를 걸쳤다 .허리 밑으로 내려온 옷자락에는 고식의 옷주름이 나 있다. 발 밑에는 큰 꽃잎으로 나타난 복련대좌가 있다. 머리 뒤에는 큰 보주형 광배가 있는데, 그 형식은 우협시보살의 광배 형식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