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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찰나의 미소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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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2-06-25 11:49 조회5,3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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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찰나의 미소 깨우다

‘백제의 眞景’ 서산 마애삼존불문화일보|박경일기자|입력2012.06.05 14:31

기사 내용

차갑고 단단한 바위 속에서 어찌 이리 순하고 맑은 미소를 꺼낼 수 있었을까요. 저렇듯 천진난만한 미소를 말입니다. 충남 서산의 마애삼존불에 햇살이 비껴들자 그윽하게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차가운 바위의 석불에 차츰 번져 가는 미소를 마주하게 된다면 누군들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서산마애삼존불은 익히 알려진 명소입니다. 그러니 서산 일대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안타깝게도 이런 미소를 보지 못하고 지나쳐 갑니다. 오래전에 세워진 보호각이 종일 그늘을 드리우고 있을 때 이곳을 찾았거나, 보호각이 철거된 뒤에라도 삼존불에 해가 비껴들어 미소가 피어나는 짧은 시간을 놓쳤다면 '무슨 그런 호들갑이냐'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해가 비껴들 무렵의 서산마애삼존불.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천진하고 온화한 미소를 도저히 사진으로 담아낼 도리가 없으니 가서 봐야 알겠다.
하지만 서산의 마애삼존불은 해가 비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모습이 전혀 다릅니다. 오전의 햇살이 비껴드는 두 시간 남짓 마애삼존불을 단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그 매혹적인 미소에 그만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한 줄기 빛이 어찌 이리도 사물을 달리 보이게 할 수 있는지요. 빛 하나로 바위 속 삼존불의 미소가 깨어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서산에서 이름났으되 진면목을 못 보고 돌아가는 곳이 마애삼존불이라면, 빼어난 풍광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은 팔봉산입니다. 높이래야 고작 361m의 자그마한 산이지만, 가로림만의 바다 쪽에 솟아 장쾌한 전망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8개의 봉우리로 솟은 팔봉산은 봉우리를 하나하나 딛고 다 올라도 두 시간 남짓이면 넉넉합니다.

해미읍성, 개심사, 간월암, 부석사…. 서산의 명소를 다 꼽자면 손가락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이 모두를 다 봤대도 햇살 비껴들 무렵 서산마애삼존불의 미소를 보지 못했다면 언제고 서산을 다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서산의 곳곳을 둘러보면서도 차디찬 돌이 보여 주는 부드러운 미소가 내내 가슴에 찍힌 채 선명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산 = 글·사진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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