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충남지사장
덕숭총림에서 수행정진하고 있는 수좌스님 200여 명이 지난 6월28일 하안거 반철을 맞아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 성역화와 보원사의 복원을 염원하며 가야산 산행에 나섰다. 이날 산행에는 수덕사 신도뿐 아니라 서울 조계사와 화계사, 옥천암을 비롯한 여러 사찰 신도들도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은 서산마애삼존불 앞에서 대중들에게 보원사지를 비롯한 수많은 불교의 수난사와 정부의 문화재 정책, 자주적 문화재 지킴에 대해 일갈했다. 스님은 “3000명의 수도승들이 살았던 보원사지가 지금은 다 파헤쳐지고 탑과 부도만 남았다”면서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지 눈물을 머금고 말을 잇지 못했다. 신도들도 여기저기서 흐느꼈다.
스님은 또 정부의 잘못된 문화재 정책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정부의 문화재 정책은 근시안적이고 사대주의의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불교계가 삼존불을 지키기 위해서 50년 전부터 요구를 했다. 신앙의 대상으로서 부처님을 우리가 지키겠다고 간절하게 계속해서 요청했음에도 당국에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삼존불이 모셔져 있는 이곳은 과거와 현재, 우리 정신과 사상과 신앙이 숨 쉬는 현장인데 담배 피우고 술 먹고 온갖 잡행을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지키겠냐”며 “스님들에 의해서 정성껏 보호하고 모시겠다는데도 불구하고 왜 굳이 국가의 돈을 허비하면서 우리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지 알 길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가야산을 지키고 성역화 하기 위해서 수덕사와 조계사를 비롯한 사찰과 단체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활발하게 운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방장 스님의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음미해서 사부대중의 노력으로 보원사가 새롭게 복원되길 바란다. 또 서산마애삼존불 주변이 성역화 되어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부처님의 친견을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 2733호/ 7월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