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와 덕숭총림 수덕사 등은 8월15일 서산 보원사지 앞에서 내포가야산 성역화 선포식과 백중 하안거 회향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사진은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이 법문하는 모습. 김형주 기자 |
제66주년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산 가야사지 일원에서 종단 문화결사의 일환으로 백제 불교문화의 정신을 되찾는 대규모 행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서울 조계사(주지 토진스님)는 이날 오전 덕숭총림 수덕사, 서울 옥천암과 함께 보원사지 앞에서 내포가야산 성역화 선포식과 백중 하안거 회향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특히 이른 아침부터 관광버스 90여 대가 동원된 가운데 서울시 내 25개구와 경기지역에서 불자 4000여 명이 동참해 가야산과 서산마애삼존불의 성역화, 보원사지 복원불사의 원만회향을 간절히 발원했다.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은 법문을 통해 “경주 남산 못지않게 곳곳에 불교문화재가 숨겨져 있는 내포 가야산의 성역화는 불교문화의 복원만이 아니라 우수한 우리 문화를 국내외에 널리는데 그 의미가 있다”면서 “더불어 이곳은 문화, 역사, 생태적으로 우수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유네스코 등재도 추진하는 등 앞으로 세계인이 환희심을 느낄 수 있는 문화성지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회에는 사부대중 4000여 명이 운집해 성역화 불사에 대한 불자들의 의지를 드높였다. 김형주 기자 |
또 서산마애삼존불 앞에서 ‘천년의 미소, 천일의 기도’를 주제로 1000일 기도 입재식을 봉행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셔져 있는 보원사 출토 부처님을 보원사로 이운하는 불사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서산시, 당진군, 예산군, 홍성군 등 가야산 인근 4개시ㆍ군 농민들을 돕기 위한 직거래 장터를 열고 도농공동체를 구현했다. 특히 이날 서용제 서산시 부시장과 이철환 당진군수에게 불우이웃을 위한 ‘자비의 쌀’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은 “가야산 성역화는 불자와 지역민과 함께해야 하며 도농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생명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 서산시, 예산군, 당진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은 보원사, 개심사, 일락사, 보덕사, 원효암 등 백제초기부터 들어선 사찰들이 자리 잡고 있는 불교문화의 보고다. 특히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을 비롯해 통일신라시대 화엄십찰 중 하나로 고려 광종 때 왕사였던 법인국사가 주석했던 보원사지, 현재 남연군묘로 알려진 가야사지 등이 유명하다.
하지만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보원사는 폐사됐고, 가야사는 흥선대원군에 의해 불태워지는 아픔을 겪었다.
조계사와 수덕사는 불우이웃을 위한 ‘자비의 쌀’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김형주 기자 |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은 “앞으로 복원불사가 원만히 회향돼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 마음속에 마애삼존불의 미소가 피어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