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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논리에 '최치원 친필암각'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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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1-12-15 11:14 조회7,2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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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논리에 '최치원 친필암각' 찬밥
충남도 등 관리 '나몰라라' 원형복구·문화재 지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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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높은 절벽이었지만 주변 도로 사업으로 토사를 쌓아 옥병계라는 글씨 아래까지 덤불과 흙더미가 쌓여있다.

신라 시대 석학 최치원의 친필 암각 글씨가 남아있는 충남 예산의 '옥병계(玉屛溪)'가 충남도와 예산군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11일 예산과 홍성지역 향토사학자들은 옥병계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원형 복구를 통한 문화재 지정에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내포지방 고대문화연구소 박태신 대표와 복익채, 황성창 씨 등 향토사학자들은 "덕산면 옥계리 옥병계 바위에는 경남 하동군 법왕리 계곡 석벽에 남은 최치원 선생의 친필 '세이암(洗耳岩)'과 똑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며 "보존 가치가 높은 옥병계가 도와 군의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개발의 애물단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원래 옥병계는 깊은 물이 굽이도는 절벽이었지만 20년 전 마을 도로를 내면서 절벽 둘레에 토사를 쌓아 원형을 크게 해쳤다"고 주장했다.

옥병계의 진짜 가치는 바위 곳곳에 새겨진 선인들의 암각 글씨다. 신라 최고의 석학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서산태수 시절 새겼다는 친필 '세이암'과 수결이 암각돼 있고, 조선의 명필 청송 성수심이 주자서체로 쓴 '수재대(水栽坮)'와 주자의 시가 새겨져 있다. 또 조선 숙종 때 판서를 지낸 죽천 김진규가 '옥병계'라는 글자를 남기는 등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충남도와 예산군은 가야9곡 녹색길을 조성한다면서 인근에 개인 음식점 신축 허가를 내주는 등 문화유적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원(예산2·선진)은 "도와 군이 관련법에 따라 개발행위 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옥병계를 지키려면 문화재 지정 만이 해법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옥병계는 조선 영조 때 판서를 지낸 병계 윤봉구 선생이 문집에 남긴 가야9곡(예산 가야산 일대의 아름다운 비경 9곳) 가운데 한 곳으로 관어대(1곡), 습운천(3곡), 석문담(4곡), 영화담(5곡), 탁석천(6곡), 와룡담(7곡), 고운벽(8곡), 옥량폭(9곡) 등과 함께 제2곡을 차지하는 곳이다.

권성하 기자 nis-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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