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덕산면 가야사지를 출발해 ‘백제의 미소길’과 서산마애삼존불을 거쳐 서산시 운산면 보원사까지 5km 구간을 걷는 덕숭총림 정진대중들과 수덕사 본말사 신도들. 이들의 서원은 이길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후손들에게 잘 전해지는 것이다. |
선방에서 수행정진 중에 있는 스님들이 하안거 반철을 맞아 산행에 나섰다. 내포가야산성역화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수덕사가 주관한 제6회 백제의 미소길 걷기 대회가 지난 17일 서산 가야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과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 조계사 주지 도문스님을 비롯해 수덕사 본.말사 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는 수좌 스님 200여 명과 서울 조계사, 미타사, 화계사, 옥천암, 호압사, 춘천 정법사 신도 300여 명도 함께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 가야사지를 출발해 백제의 미소길과 서산마애삼존불을 거쳐 서산시 운산면 보원사까지 5km 구간을 걸으며 가야산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후손들에게 잘 전해지길 서원했다.
수덕사가 백제의 미소길 걷기 대회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가야사지와 보원사지를 가로지르는 관통도로건설과 송전탑건설, 골프장건설 등을 막고 자연 생태를 그대로 보존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것이다. 수덕사는 시민단체와 함께 가야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미 수립되어 있는 계획들을 모두 철회시키고 생태탐방로를 개설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현재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이다.
스님들께 공양 올리는
‘공승법회’도 열려
또 하나의 가풍될 듯
산행에 앞서 가야사지에서 입재식과 함께 신도들이 정성껏 마련한 대중공양비를 전달하는 공승법회가 열렸다. 입재식에서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은 “백제의 미소길 걷기가 덕숭산에서 안거를 나는 스님들에게 정례화되어 수덕사만의 또 하나의 새로운 가풍이 생겨난 듯 하다”며 “특히 올해는 신도들이 마음을 모아 불철주야 수행에 전념하시는 스님들께 정성된 공양을 올리는 공승법회가 열려 더욱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은 법어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삼라만상이 두두물물로 나와 자연이 둘이 아니다”라며 “백제의 미소길을 걸으면서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강산을 후대에게 잘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설했다.
한편 가야산에는 가야사지와 보원사지를 비롯한 100여 개의 옛 절터가 있으며 수덕사, 개심사, 일락사, 문수사 등과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상과 보원사지 오층석탑, 법인국사보승탑을 비롯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또 멸종위기종 1급인 황금박쥐가 서식하고 있고 2급인 진노랑상사화 군락지가 있는 등 생태계의 보고다.
[불교신문 2835호/ 7월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