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의 불심이 들끓고 있다. 2004년 7월 조규선 서산시장의 특정 종교와 성시화(기독교화)를 염원하는 기도에 불자들은 ‘관세음보살’을 염원하며 분기를 다스려야 했으며 이젠 서산시가 직접 나서 보원사지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보원사(주지 정범 스님)의 토지마저 강제 수용하고 법당까지 허물겠다고 공고하고 나서자, 이에 대응하려는 불자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지고 있다. 서산시의 일방적이면서도 훼불에 가까운 문화재 정책에 맞서 보원사지 보존 불사를 주도하고 있는 정범 스님(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을 만나, 대응 방안을 들어 보았다. 다음은 정범 스님〈사진〉과의 일문일답.
-. 서산시가 보원사지 내에 있는 보원사 토지를 강제 수용해 건물을 철거하겠다는 속셈은 무엇인가?
불교계를 배제해야 종합정비 및 개발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시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불교 문화재에 대한 몰이해와 종교적 편향성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저들은 보원사지를 그저 세수를 늘리기 위한 개발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 서산시 성시화 운동에 앞장서 온 조규선 시장의 종교 편향적인 시각이 성보 문화재에 대한 홀대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 누구보다 시민의 화합을 위해 열정을 바쳐야할 민선 시장이 종교적인 편향으로 어려움을 이미 경험했다면, 오히려 이웃 종교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배려했어야 한다. 간월암과 보원사를 강제 수용하겠다고 공언하는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전통 사찰이 갖는 문화적인 의미를 모른다.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전통 사찰의 토지 정도는 쉽게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서산시는 이미 보원사지 인근에 대규모 펜션을 짓는 등 보원사지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개발해 돈벌이를 위한 유흥 관광지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 보원사지 인근 개발 현황과 서산시의 종합정비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보원사지가 자리한 가야산 상층부 수 천여평에는 산림청이 건립한 대규모 펜션이 이미 들어서 있다. 보원사지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지은 이 펜션은 지난해 완공됐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전력의 고압선 설치 등 보원사지를 훼손할 수 있는 사업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100여개의 암자로 구성돼 있던 보원사지의 산내 암자 중 100번째로 건립된 백암사터와 다른 99개 암자의 터가 있는데 이렇게 마구 개발한 상황에서 과연 그 많은 암자의 터를 다 확인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보원사지라는 옛 절터에 대한 정비 계획을 세우면서 밤낮으로 보원사지의 문화재를 지키고 보존해 온 사찰(보원사)을 강제 수용해 쫓아내는 것이 과연 맞는지 되묻고 싶다.
-. 보원사가 서산시에 요구하는 건 무엇인가?
절터에 대한 발굴 정비 계획을 불교계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원사 터를 매각하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 발굴에 협조해야 할 시기가 되면 지상 건물을 철거할 수도 있겠지만 그 대신 서산시는 신행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 만약 서산시가 보원사를 강제 수용하려는 정책을 그대로 강행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서산시가 이제까지의 오만방자함을 지속한다면 불자들의 대규모 결집과 항거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포항에선 시장의 성시화와 종교 편향에 맞서 3만 불자들이 응집하지 않았는가. 시장이 종교 편향을 일삼고 서산시가 훼불 문화 정책을 고수한다면 서산시에서도 제2의 포항 결집이 재현될 것이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861호 [200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