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가 화엄 10찰 중 하나인 보원사지의 종합정비계획을 명분으로 보원사지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는 보원사의 토지를 강제 수용한 뒤 사찰은 강제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재를 바라보는 서산시의 수준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일이기에, 심각한 우려의 뜻을 표명하면서 보원사 토지를 강제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당장 거둘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보원사지 정비계획이 돈벌이를 위한 방향으로만 추진된다면 1000만 불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경고한다.
서산시가 보원사 토지를 강제 수용하려는 것은 자신들의 입맛대로 사지를 개발해 궁극에는 관광지화 해 세수를 늘리기 위함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지역의 불자들은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시의 정책에 2004년 서산시를 복음화하겠다고 기도했던 시장의 비뚤어진 종교 편향이 더해지면서 보원사지 정비 계획에는 불교계의 목소리를 담을 기회조차 없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보원사지를 그저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으니 불자들의 성지에서 제상에 돼지 머리를 올려놓은 채 개토제를 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산시와 시장의 그 동안 행태를 살펴보면 분명 조계종과 지역의 불자들을 돈벌이를 강행하는 무리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조계종 총무원이나 보원사지를 관장하고 있는 교구본사인 수덕사가 수차례에 걸쳐 보원사 토지의 강제 수용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협의를 요청했음에도 서산시는 오만불손한 태도로 이를 묵살했다. 종교편향적인 시장의 전력 때문에 불교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비뚤어진 시장의 종교관에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산시가 보원사지를 제대로 정비해 불자들의 신행이 살아 숨 쉬는 대가람으로 가꾸겠다는 의지가 터럭만큼이라도 있다면 이제라도 강제 수용 의지를 철회하고 불교계와 협의해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860호 [200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