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대학교 유학생 부석사, 보원사 템플스테이(불교신문 07/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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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1 작성일07-02-23 10:08 조회9,025회 댓글0건본문
충남 서산 부석사 - 한국정보통신대 외국인 학생 템플스테이
- 천년 고찰 머물며 한국전통문화 흠뻑 느껴
지난 8일.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사연을 간직한 서산 부석사에 24명의 이방인이 찾아왔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총장 허운나)의 ‘글로벌 IT기술 전문가 과정(ITTP, 책임교수 노재정)’에 유학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석학(碩學)들이다. 피부색과 출신 국가는 다르지만 절에서 사흘간의 시간을 보내며 한국의 전통향기에 흠뻑 취했다. 서울 화계사(주지 수경스님)와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스님)의 지원이 있었다.
<지난 10일 3일간의 템플스테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위해 부석사 극락전 앞에 모인 외국인 학생들이 스님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템플스테이 3일째인 지난 10일 새벽. 부석사 극락전에 외국인들이 하나 둘 들어섰다. “빨리 빨리” “안녕하세요” 어느덧 사찰에 익숙해진 그들이었다. 수련복으로 갈아 입은 유학생들은 혜광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춰 108배를 했다. 한겨울 새벽바람이 절 마당을 달리고 있었지만, 108배를 하는 얼굴에서 추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절이 익숙하지 않은 마이클(나이지리아) 등 몇몇은 엉덩이를 치켜 올려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어느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죽비소리와 함께 절을 할때마다 무릎과 닿는 마루바닥의 ‘쿵’하는 소리, 그리고 벽시계의 초침만이 천년고찰 부석사의 정적을 깼다. 전통적인 불교국가인 라오스에서 온 우돈(Oudone)은 예불이 끝난뒤 법당앞 안양루에 모셔진 부처님 앞으로 자리를 옮겨 예경을 하는 돈독한 신심을 보였다.
<주경스님과 염주만들기.>
같은 날 오전8시30분. 따뜻한 온돌방에 자유롭게 앉은 학생들은 부석사 주지 주경스님이 따라주는 차가 신기하기만 했다. 자기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낸 차를 뚫어지게 보았다. 막간을 이용해 소감문을 쓰는 그들은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부석사’라는 글씨를 종이에 옮겼다. 차담 시간에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국불교와 사찰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였다. “염주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느냐” “108번뇌는 무엇이냐” 부석사 주지 주경스님은 유창한 영어로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요르단에서 온 바샤르와 디마 부부도 진지한 표정으로 염주를 만들었다.
나이지리아 요르단 시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20여명
새벽예불 발우공양 염주만들며 부처님 가르침도 배워
<요르단에서 온 바샤르.디마 부부.>
“뎅 뎅” 공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한국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발우공양은 한차례 실시했다. 네 개의 발우를 펴놓고 스님의 지도에 따라 ‘불교전통’을 체험한 그들은 식사방법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음식 하나 하나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스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야채’로만 구성된 반찬이었지만 고단한(?) 절생활 때문인지 맛있게 식사를 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수덕사, 간월암, 보원사지, 마애삼존불 등 호서지역 사찰을 순례하고 불교문화재를 만났다.
<참선시간.>
학생들을 인솔하고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천영숙 교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사찰에서 외국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한국문화를 전해주기 위해 부석사를 찾게 되었다”면서 “5000년의 자랑스러운 한국문화의 정수를 알려주는데 템플스테이 만큼 훌륭한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학생들의 3분의 1은 이슬람 문화권 출신. 파키스탄에서 유학온 타힐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산사체험을 했다. 또한 기독교를 종교를 갖고 있는 학생도 3분의 1에 이른다. 사실 처음에는 사찰에서의 체험을 일부 학생들이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천영숙 교수는 “오지 않으려고 했던 학생들이 오히려 더욱 좋은 반응을 보였다”면서 “앞으로 1년에 1번 정도는 템플스테이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작지만 아름다운 절 부석사의 생활이 너무 좋았다”면서 “평화를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도윤스님은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이 학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해 박수를 받았다.
<철새들에게 먹이를 주며…>
이번 템플스테이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된 학생들은 고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과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학생들은 5000년의 정신적 가치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한국 사찰에서 몸소 체험한 한옥과 음식, 그리고 자연환경에 대한 추억을 같이 갖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서산=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 부석사 템플스테이
천혜의 자연조건 갖춰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도비산 품에 안겨 서해 바다를 바로보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작지만 소박한 부석사의 템플스테이는 입소문이 난 상태. 주지 주경스님은 “전통문화와 산사의 수행생활을 체험하는 소중한 인연”이라고 밝혔다. 1박2일이 기본이며, 2박3일 이상은 사찰과 상의를 거쳐야 된다. 저녁예불, 차담, 참선, 새벽예불, 아침산책 등 기본 프로그램을 비롯해 생태주의와 천수만, Tele-scope 사용법 배우기, 천수만 탐조 등 자연과 하나 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번 외국인 학생들처럼 단체연수도 가능하다.
(041)662-3824 / www.busuksa.com
[불교신문 2304호/ 2월21일자]
- 천년 고찰 머물며 한국전통문화 흠뻑 느껴
지난 8일.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사연을 간직한 서산 부석사에 24명의 이방인이 찾아왔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총장 허운나)의 ‘글로벌 IT기술 전문가 과정(ITTP, 책임교수 노재정)’에 유학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석학(碩學)들이다. 피부색과 출신 국가는 다르지만 절에서 사흘간의 시간을 보내며 한국의 전통향기에 흠뻑 취했다. 서울 화계사(주지 수경스님)와 서산 부석사(주지 주경스님)의 지원이 있었다.
<지난 10일 3일간의 템플스테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위해 부석사 극락전 앞에 모인 외국인 학생들이 스님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템플스테이 3일째인 지난 10일 새벽. 부석사 극락전에 외국인들이 하나 둘 들어섰다. “빨리 빨리” “안녕하세요” 어느덧 사찰에 익숙해진 그들이었다. 수련복으로 갈아 입은 유학생들은 혜광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춰 108배를 했다. 한겨울 새벽바람이 절 마당을 달리고 있었지만, 108배를 하는 얼굴에서 추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절이 익숙하지 않은 마이클(나이지리아) 등 몇몇은 엉덩이를 치켜 올려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어느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죽비소리와 함께 절을 할때마다 무릎과 닿는 마루바닥의 ‘쿵’하는 소리, 그리고 벽시계의 초침만이 천년고찰 부석사의 정적을 깼다. 전통적인 불교국가인 라오스에서 온 우돈(Oudone)은 예불이 끝난뒤 법당앞 안양루에 모셔진 부처님 앞으로 자리를 옮겨 예경을 하는 돈독한 신심을 보였다.
<주경스님과 염주만들기.>
같은 날 오전8시30분. 따뜻한 온돌방에 자유롭게 앉은 학생들은 부석사 주지 주경스님이 따라주는 차가 신기하기만 했다. 자기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낸 차를 뚫어지게 보았다. 막간을 이용해 소감문을 쓰는 그들은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부석사’라는 글씨를 종이에 옮겼다. 차담 시간에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국불교와 사찰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였다. “염주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느냐” “108번뇌는 무엇이냐” 부석사 주지 주경스님은 유창한 영어로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요르단에서 온 바샤르와 디마 부부도 진지한 표정으로 염주를 만들었다.
나이지리아 요르단 시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20여명
새벽예불 발우공양 염주만들며 부처님 가르침도 배워
<요르단에서 온 바샤르.디마 부부.>
“뎅 뎅” 공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한국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발우공양은 한차례 실시했다. 네 개의 발우를 펴놓고 스님의 지도에 따라 ‘불교전통’을 체험한 그들은 식사방법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음식 하나 하나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스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야채’로만 구성된 반찬이었지만 고단한(?) 절생활 때문인지 맛있게 식사를 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수덕사, 간월암, 보원사지, 마애삼존불 등 호서지역 사찰을 순례하고 불교문화재를 만났다.
<참선시간.>
학생들을 인솔하고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천영숙 교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사찰에서 외국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한국문화를 전해주기 위해 부석사를 찾게 되었다”면서 “5000년의 자랑스러운 한국문화의 정수를 알려주는데 템플스테이 만큼 훌륭한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학생들의 3분의 1은 이슬람 문화권 출신. 파키스탄에서 유학온 타힐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산사체험을 했다. 또한 기독교를 종교를 갖고 있는 학생도 3분의 1에 이른다. 사실 처음에는 사찰에서의 체험을 일부 학생들이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천영숙 교수는 “오지 않으려고 했던 학생들이 오히려 더욱 좋은 반응을 보였다”면서 “앞으로 1년에 1번 정도는 템플스테이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작지만 아름다운 절 부석사의 생활이 너무 좋았다”면서 “평화를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도윤스님은 학생들에게 “여러분들이 학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해 박수를 받았다.
<철새들에게 먹이를 주며…>
이번 템플스테이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된 학생들은 고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과 불교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학생들은 5000년의 정신적 가치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한국 사찰에서 몸소 체험한 한옥과 음식, 그리고 자연환경에 대한 추억을 같이 갖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서산=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 부석사 템플스테이
천혜의 자연조건 갖춰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도비산 품에 안겨 서해 바다를 바로보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작지만 소박한 부석사의 템플스테이는 입소문이 난 상태. 주지 주경스님은 “전통문화와 산사의 수행생활을 체험하는 소중한 인연”이라고 밝혔다. 1박2일이 기본이며, 2박3일 이상은 사찰과 상의를 거쳐야 된다. 저녁예불, 차담, 참선, 새벽예불, 아침산책 등 기본 프로그램을 비롯해 생태주의와 천수만, Tele-scope 사용법 배우기, 천수만 탐조 등 자연과 하나 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번 외국인 학생들처럼 단체연수도 가능하다.
(041)662-3824 / www.busuksa.com
[불교신문 2304호/ 2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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