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등사 사리 및 사리구 소유권을 놓고 조계종과 삼성문화재단이 심각한 대립을 하는 가운데 삼성문화재단이 현등사 사리 및 사리구를 조계종에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9월 26일 예정됐던 삼성 리움에서의 사리친견법회도 자연스럽게 취소됐다.
삼성문화재단 한용외 사장은 9월 25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한 뒤 봉선사 주지 철안, 문화부장 탁연, 현등사 주지 초격 스님 등과 함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도선국사께서 염원한 국태민안과 국운융창의 발원대로 현등사 사리와 사리구가 불교 사부대중의 예배와 신앙의 대상으로서 본래의 위치인 현등사에 영원히 봉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도 “현등사 사리와 사리구를 원형대로 잘 보존해 준 점에 대해 삼성문화재단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삼성문화재단이 불교계의 발전을 위해 큰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이천만 불자와 더불어 이번 삼성문화재단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탁연 스님은 “삼성문화재단이 영구임대 등 형태가 아니라 소유권을 완전히 넘기는 무조건 반환 형식이 이루어졌다”며 “비록 사법부가 엉터리 판결로 조계종의 정통성을 부인했지만 삼성의 완전 반환으로 모든 것이 잘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법무전무팀 김형남 변호사도 “조계종 변호인단을 구성하던 것을 중지하게 됐다”며 “삼성의 반환은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임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은 사리와 사리구가 현등사에 봉안되기로 결정됨에 따라 모든 법률적 진행을 종료하며,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이운 및 봉안의식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871호 [200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