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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폐사지 사찰 복원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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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8-16 19:14 조회6,7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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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 출토 유물 사찰에 주고 폐사지는 복원해 기증

日本의 경우는 어떻게 하고 있나
조계종 답사단 확인…우리와 대조

기사등록일 [2006년 08월 1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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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일본 나라현 흥복사 경내 발굴 현장 사진제공=조계종 문화부.

전소된 낙산사가 복원된다면 불타기 전 낙산사와 동일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지난 7월 20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현등사 사리구 판결에 따르면 동일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사찰의 전소로 인해 낙산사의 인적, 물적 구조가 바뀐 만큼 재판부의 논리라면 전혀 별개의 사찰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판결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철원 건봉사와 고성 도피안사에 대해 조계종의 법통을 인정하고 전래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했던 과거의 판례와 지난 2월 회암사지 출토 유물에 대한 회암사 소유를 인정한 재판 결과와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때문에 조계종은 재판부가 삼성이라는 대재벌의 입김에 따른 판결을 내린 것으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항소 외에도 조계종 종회의장 법등 스님이 직접 서울서부지방법원장에게 현등사 사리구 판결과 관련된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공개 질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런 점에 비춰 일본의 성보문화재 관련 제도들은 눈여겨 볼 대목들이 적지 않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는 지난 6월 21일~25일까지 우리의 경주격인 나라현을 중심으로 일본 현지를 답사하고 돌아왔다. 불교문화재와 관련된 일본의 행정 제도를 연구, 성보문화재 보호에 빨간불이 켜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5일간에 걸쳐 나라현의 홍복사 및 당초제사, 나라현문화재연구소, 나라현교육위원회 문화재보호과 등을 두루 답사한 결과 일본의 경우 사찰과 국가, 혹은 사찰과 지자체 간에 성보문화재를 둘러싼 갈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 소유냐, 아니면 사찰 소유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사찰의 유물 소유권을 100% 인정하고 있었다. 최근 경내를 발굴하고 있는 흥복사의 경우 발굴 경비를 정부, 현, 시가 90%를 분담하고 있지만 출토 유물을 둘러싼 논란은 없다. 이는 사찰 출토 유물을 매장문화재로 인식하고 국가 소유를 원칙으로 하는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다. 최근에는 사찰이 발굴 조사 이후 유물 반환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돌려받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1990년 이전 출토유물의 대부분은 국가에 귀속된 상태다.

특히 소유권 행사 과정에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경내지 발굴이 끝나면 발굴기관이 발굴유물에 대해 직접 사찰에 공지해 돌려주는 반면, 우리는 사찰에 통보 없이 30일간의 짧은 공고기간을 거친 다음 곧바로 국가에 귀속해 버린다.


또 사찰에서 공고 기간 내에 출토물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해도 이를 법리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은 과거와 현재의 사찰의 연속성에 대해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한 상태에서 성보 문화재에 대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찰의 연속성을 부정하고 이에 대한 입증 책임을 사찰에 지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폐사지 관련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폐사지에 사찰이 복원되면 국가에서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를 사찰에서 관리하고자 할 때에는 국가에서 기증하는 형식으로 운영권을 부여하는 등 탄력적인 행정의 묘를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청주 흥덕사지와 부여 정림사지를 통해 경험했듯이 우리의 경우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폐사지를 복원해 놓고 세수를 올리는 관광지로 전락시키는 일이 적지 않다. 또 최근에는 서산 보원사지가 복원 주장에도 불구하고 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변에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등 유흥지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어 교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조계종 법률전문위원 김형남 변호사는 “정부에서 성보문화재를 일반 재산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폐사지 및 사찰 경내지 성보 문화재 보호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총무원이 중심이 돼 도난 문화재, 일제 강점기 약탈 문화재, 사찰 발굴 문화재 등의 환수를 위한 자료와 이론적 근거들을 탄탄히 준비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864호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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