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주차장 확장… 덕숭산 벌거숭이(대전일보 0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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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1 작성일06-12-21 01:03 조회7,505회 댓글0건본문
수덕사 주차장 확장… 덕숭산 벌거숭이 | ||
[대전일보 2006-05-23 11:33] | ||
홍성 홍북면과 예산 덕산면의 경계에 있는 홍동산(308m)은 내포권 금북정맥의 기준이다. 보령과 홍성 일대 비산비야(非山非野)의 야트막한 구릉지대가 끝나는 지점이자 덕숭산(495m), 가야산(698m), 일락산(521m) 등의 웅장한 산줄기가 시작되는 지점에 솟아 있기 때문이다. 동쪽의 넓은 산이란 뜻의 홍동산도 개발의 손길에선 온전하지 못해 동쪽 산자락으로 석산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동쪽으로는 용봉산(381)이, 북쪽으로 덕숭산이 보인다.
충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봉산(381m)은 홍북면과 예산 덕산면·삽교읍에 걸쳐 있다. 산 전체가 바위산으로 오형제바위, 공룡바위, 칼바위 등 기암이 즐비하다. 용봉산 정상에선 홍성 홍북면과 예산 삽교읍에 조성될 예정인 도청신도시 예정지역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충남도는 용봉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도청신도시를 친환경적 수법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홍동산과 용봉산에서 40번 국도를 넘어서면 덕숭산이다. 불행하게도 이웃한 산들과 단절돼 있다. 40번과 45번 국도, 15번 지방도가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금북정맥을 남에서 북으로 이어주는 산이지만 도로에 막혀 제역할을 할 수 없는 처지다.
덕숭산의 1400여년 고철인 수덕사 주차장은 휴일을 맞아 차량들로 가득하다. 수덕사를 찾는 이들을 위해 주차장을 계속 확충, 900여대가 동시 주차할 정도로 주차장이 커졌다. 이 때문에 덕숭산의 자락은 시멘트로 포장되는 면적이 늘고 있다. 늘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그들이 타고 오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로 인해 주변 산림들은 숨이 가빠 보인다.
홍동산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덕숭산 비탈에 개설돼 있는 40번 국도로 따라가다 보면 휴게소, 음식점, 모텔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예산 덕산면 시량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지면 오른쪽으로는 덕산도립공원의 주봉인 가야산, 왼쪽으로는 덕숭산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듯 마주하고 있다. 그 사이로 덕산에서 해미로 이어지는 45번 국도가 나있다. 요즘 이 곳에선 예산-해미간 4차선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원하게 4차선로가 개설되면 인근지역 주민들로선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덕숭산과 가야산은 이곳 저곳이 절개되거나 파헤쳐지는 등 수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덕숭산의 산비탈에는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면서 산이 파헤쳐져 있다.
금북정맥의 능선은 덕숭산과 홍동산을 이어주는 나본들고개와 예산 덕산면과 서산 해미면의 경계에 있는 뒷산, 한티고개를 차례로 지나 가야산의 정상인 가야봉으로 이어진다.
한티고개는 아래의 산지락은 대규모의 석산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석산개발이 이뤄지는 계곡은 뿌연 돌먼지로 뒤덮여 있고 수 만평의 돌산은 잘리고 깎이고 뚫린 채 고통의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한티고개를 이루는 산은 절반이 잘려나간 채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산이 아니라 거대한 비석의 모습이다.
가야산 일대에서 이같은 석산개발이 4-5곳이나 된다. 가야산은 거대한 바위 덩어리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양질의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어 개발업자들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다.
한티고개 맞은 편의 제비바위라는 뜻의 연암산(441m) 아래로는 예산에서 시작된 국도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덕분에 연암산 자락은 1km 정도가 깎여나간 채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공사 현장에서도 한티고개의 석산개발 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 보니 한티고개는 일그러진 표정이다.
한티고개 옆의 넓은 계곡으로는 한서대가 들어서 있다. 대학 입구에는 원룸과 상가 등의 대학촌이, 한서대 뒤편으로는 목장이 조성돼 있다. 목장 옆의 돌산은 누군가에 의해 일부가 잘려 있다. 계곡 아래로는 수산저수지가 있고 수원골 옆으로 레미콘공장이 들어서 있다.
뒤쪽으로 금북정맥의 서해쪽 산줄기 가운데 가장 웅장한 가야산이 서해바다를 굽어보고 있다. 가야산 산자락에는 천하에 둘도 없는 명당으로 얼려진 남연군묘가 있다. 가야산은 석문봉(653m), 일락산(521m), 수정봉(453m), 상왕산(309m)으로 굽이굽이 펼쳐진다. 이 산줄기 서쪽 자락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가 직선으로 개설돼 있다. 해미IC와 서산휴게소가 산줄기의 한자락씩을 차지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동쪽편으로는 농협한우개량사업소 등이 조성한 드넓은 초지가 펼쳐진다.
가야산 일대는 개발의 폐해와 전통의 숨결이 공존하는 곳이다. 석산개발과 도로 개설, 각종 편의시설 신·증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문화유적의 보고이기도 하다. 수덕사와 해미읍성, 해미향교, 일락사, 보원사지 5층석탑, 개심사, 서산마애삼존불상, 용봉산마애석불 등이 금북정맥의 역사적 가치를 지탱하고 있다. <李龍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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