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계사 회주로 추대된 설정스님.

화계사 회주 설정스님 추대식이 24일 오전 화계사 대적광전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혜국스님과 부위원장 철산스님·신용스님, 집행위원장 영진스님, 봉선사 주지 철안스님, 봉암사 주지 함현스님, 무상사 국제선원장 대봉스님, 이미경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이부영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권영진 서울시부시장, 김현풍 강북구청장, 송석구 전 동국대총장 등 500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열렸다.

전 조계종문화사업단장 현고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대식에서 설정스님은 추대 수락 인사말을 통해 “회주는 소승에게 어울리지 않는 명칭이나 종으로 알겠다”라는 말로 추대를 수락하고 “숭산스님이 40여년 동안 펼친 세계일화(世界一花)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 문도를 대표해 화계사 국제선원장 무심스님이 설정스님에게 회주 추대 수락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화계사 국제선원장 무심스님은 문도를 대표해 “설정스님은 문수보살의 지혜와 보현보살의 큰 행동을 보여주셨으며, 수행자란 무엇인가라는 큰 가르침을 주신 분”이라며 설정스님의 회주 수락을 요청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혜국스님은 격려사에서 “10년 앞을 보는 사람은 10년 동안 외로울 수밖에 없다”며 “숭산스님께서는 100년 앞을 내다보며 화계사라는 큰 연못을 만들어놨고, 이 연못에서 물고기가 뛰어놀게 하기 위해 설정스님을 회주로 추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법어에서 "외국인 수행자들의 대표적 정진도량인 화계사의 발전은 곧 한국불교의 세계화로 이어진다"며 "새로운 회주 스님 중심으로 화계사 사부대중이 더욱 열심히 정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추대식에서 화계사 주지 수경스님은 "화계사 전 회주 숭산스님의 뜻을 받들어 한국불교 인재양성을 위한 대작불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불교인재개발원 인재불사기금 3000만원을 김의정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에게 전달했다.

▲ 왼쪽부터 혜국스님, 설정스님, 지관스님, 수경스님.

[설정스님의 회주 추대 수락 인사말(요약)] 오늘은 회주 추대식이라기보다 주지 수경스님의 취임식이라 해야 맞다. 주지는 싹 숨어서 나를 회주로 내세우고 있다. 수경스님이야말로 신념과 열정을 가진 이 시대가 희망하는 스님이다. 육신을 던진 삼보일배로 다리가 불구가 되었음에도 불교와 사회를 위해서 일하시는 분이다. 큰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 회주는 한 모임의 대표인데, 소승에게 어울리지 않는 명칭이다. 모임의 종으로 알겠다. 숭산큰스님이 40여년 피땀 흘려 뿌린 해외포교의 싹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꽃피고 열매 맺도록 후원과 보살핌을 아끼지 않겠다. 숭산스님의 세계일화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셨던 그 발자취를 잇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 인간의 궁극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해탈이며 열반이다. 언제 어디서나 대환희 그리고 원만한 상태다. 평화롭고 평등한 진리를 모든 사람들에게 구현토록 해서 다 같이 안심입명에 이르는 것이 사부대중의 목표이다. 세계일화를 위해 부단히 정진하는 모습을 지니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