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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마애삼존불의 위기와 문화마케팅(데일리안 -김헌식 0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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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8-06-01 07:32 조회6,8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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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문화유산 보존과 문화마케팅 병행해야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이 연이어 문화계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개 잠잠하던 문화재가 화제에 오르내리는 것은 좋지 않은 일 때문이다.

서산마애삼존불도 좋은 일 때문에 화제에 오르내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 65년 설치된 보호각이 오히려 백화 현상 등을 가속화시킨 점이 최근 관찰된
이후 보호각 해체 뒤 정밀 조사에서 다시 머리 부분에 큰 틈이 발견되었다.

그 틈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고, 서산마애삼존불에 인위적인 보호 조치를 취할 것이냐, 아니면 자연 상태로 보존할 것이냐도 화두다.

서산마애삼존불을 보면서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종합적이지 못하고 개별적이며, 문화유산 보존과 문화 산업화, 문화 마케팅이 따로 놀기 때문이다.

사실 서산마애삼존불이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서산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모르기 일쑤다. 예전에는 교통이 불편해서 방문하기 힘들었으나,

근래에는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한결 접근이 쉬워졌다. 서산마애삼존불은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있다. 서산 나들목 왼쪽 편으로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

가야산 상왕산이 바로 보인다. 나들목에서 자동차로 5~6분 거리에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서해안 고속도로 주변에는 서산마애삼존불을 알리는 안내판이
없다. 나들목 출구에는 한참 더 떨어져 있는 개심사 등의 절만 표시되어 있다.

나들목을 나와서 운산면과 서산 시내 갈림길에 비로소 서산마애삼존불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목적의식적으로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다.

하루에도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나다니는 무수한 자동차와 이용자들은 바로 옆에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지 모른 채 오간다. 그것은 문화재에 대한 인식의 저변을 확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서산시로써도 문화마케팅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은 문화재 정책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보호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있는 문화재의 홍보나 인식 저변확대도 못한다.

더구나 인근에는 서산마애삼존불만 있는 것도 아니다. 서산마애삼존불 바로 위에는
한참 발굴 중인 보원사지가 있다. 보원사는 최치원의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에 화엄사•해인사 등과 함께 신라 10산의 10사찰이라 했고, 신라말에서 고려초에 번성했는데 한때 100여개의 암자에 천여 명의 승려가 거처했다고 한다.

백제시대의 금동여래입상과 고려시대 두 개의 철조여래좌상도 발견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앉은키가 2.57m인 거대한 불상이다. 현재 보원사지에는 보원사지 석조(보물 제102호), 보원사지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보원사지 오층석탑(보물 제104호), 법인국사보승탑(보물제105호),법인국사보승비(보물제106호) 등이 있다.

주변에는 수덕사, 개심사, 일락사, 백암사지, 용현계곡, 황락 계곡, 덕산온천,
남연군묘, 충의사(윤봉길 의사 사당) 등이 있고, 해미 읍성과 정미면 안국사지 미륵불 같은 문화유산도 가깝다.

 2005년 11월, 음암면 부장리에서는 백제고분군과
백제금동관이 출토되었다. 이로써 서산이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유산의 고장이라는 점이 다시금 확증되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내포 지역을 세계복합유산에 등재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왔다.

그러나 최근에 서산마애삼존불 주위로 송전철탑이 들어서고 관통도로가 날
예정이며, 골프장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가야산을 둘러싸고 왼쪽으로
제2서해안 고속도로를 건설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야산이 서해안고속도로 때문에 좌우에 포위되어 많은 야생동물이 로드킬 당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생태학적으로 그야말로 가야산은 고립된 산이 된다.

서산은 최근 산업단지확대를 통한 재정확보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과
문화 마케팅은 별개가 아니다. 문화는 굴뚝 없는 산업이다. 이왕이면 환경오염문제 없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같이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서산은 좋은 문화적 여건을 가졌음에도 제대로 살리지 못해왔다.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서산마애삼존불을 문화 마케팅화하는 데도 실패한 감이 크다.

당장에 서해안 고속도로 인근 주변에´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향후 ´백제의 미소(가칭)´ 축제를 비롯해 내포가야산 문화관광지역화를

둘러야 한다. 서산, 태안, 홍성, 당진이 합심할 일은 문화유산박물관건립을 추진에도 있다. 분산적인 추진은 자원의 소모만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크다.

갯마을로 이름높은 서산에는 갯벌문화박물관조차 없다.

무엇보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무분별한 난개발계획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문화유산 보존과 문화마케팅은 별개가 아니라 같이 가는 수레바퀴다.

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야 문화유산은 더욱 보존할 근거를 마련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데일리안 칼럼 08.05.28 일자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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