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가야산 순환도로 공사 [대전일보 2007-03-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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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1 작성일07-03-17 07:06 조회6,930회 댓글0건본문
[서산]충남도가 국가 사적지가 있는 서산 가야산에 반쪽짜리 순환도로를 건설하고 있어 문화재 훼손 논란과 함께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낳고있다.
14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내포문화권 개발사업의 하나로 405억원의 예산을 들여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부터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를 잇는 ‘가야산 순환도로(길이 10.06㎞ 폭 7-10m 2006-2010년)’를 개설키로 하고 작년 10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지난 1월 문화재청의 도로현상 변경 불허 통보로 사업 시행이 보류됐다.
이 순환도로가 개설되면 교통량 증가로 현재 문화재 발굴작업(2006-2017년)중인 보원사지(국가 사적 316호)의 훼손이 우려돼 문화재 발굴이후 경관을 해치지 않는 대안노선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지역은 서산 마애삼존불상 등 국가지정 문화재 분포지역으로 지난 수십년간 관행적으로 이용돼 온 도로를 폐쇄할 수는 없으나 도로를 확장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게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당초 계획된 순환도로 가운데 보원사지를 지나는 2.8㎞를 제외한 나머지 도로만 우선 건설키로 하고 보상 협의 등을 거쳐 오는 5월부터 다시 공사에 착수키로 했다.
하지만 보원사지 구간(1차로)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만 2차로로 개설할 경우 보원사지 구간에서 차량들의 병목 현상이 크게 우려되는데다 차량들의 교행도 어려워 순환도로 개설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는 반쪽짜리 도로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국가 사적보존지역을 통과하는 도로를 개설하면서도 문화재청 등 관계 당국과 사전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공사부터 발주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 도로가 개설되더라도 국보 84호인 서산 마애삼존불 앞을 통과하도록 해 공사과정에서 발파 등으로 가뜩이나 균열이 심각한 마애삼존불상의 훼손을 부채질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서산 보원사 정 범 스님은 “도로가 확장돼 수많은 차들이 왕래한다면 지반 흔들림 등으로 마애삼존불의 균열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지역 시민, 환경 단체 등과 연계해 도로 건설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이 지역 관광수요가 늘면서 교통량은 급증한 반면 도로는 턱없이 좁아 가야산 순환도로를 계획한 것”이라며 “이미 보원사지에는 폭 5m가량의 도로가 나있어 차량 교행대 등을 설치하면 나머지 구간만 개통하더라도 차량 소통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정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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