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스님들 ‘백제의 미소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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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7-03 04:02 조회7,014회 댓글0건본문
수덕사 스님들 ‘백제의 미소 길’을 걷다
충남 서산 가야산 가야사터에서 보원사지-마애삼존불에 이르는 8km의 산길을 수덕사의 스님들과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 사람들은 ‘백제의 미소 길’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5월 26일 명명식을 갖고 500여명의 스님들과 시민들이 그 길을 걸었다.
▲ 제2회 `백제의 미소 길` 걷기에 참가한 스님들이 반야심경 봉독 후 반배하고 있다. 덕숭총림 수좌 설정스님, 유나 우송스님, 수덕사 선방에서 결제 중인 전 중앙종회의장 지하스님 등 150여명의 스님들과 신도 등 모두 250여명이 동참했다.
1일 아침 9시 ‘백제의 미소 길’ 시작 지점인 가야사터에 수덕사와 산내암자에서 하안거 결제 중인 스님 150여명이 모였다. 반철 산행을 하기 위해서다. ‘제2회 백제의 미소 길 걷기’라고 쓰인 펼침막이 오늘 행사의 내용을 알렸다. [반철; 3개월인 안거 기간 중 절반이 되는 날. 이날 선방에서는 몸 풀기 산행과 삭발, 목욕을 한다.]
▲ 인사말을 하는 설정스님, 우송스님, 옹산스님.(왼쪽부터)
간단한 의식이 시작됐다. 가야산의 뭇 생명을 위한 묵념, 가야산지키기연대 이지훈 대표의 경과 보고에 이어 덕숭총림 수좌 설정스님과 유나 우송스님, 수덕사 주지 옹산스님이 인사말을 했다.
설정스님은 “가야산이 생태와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움 곳인 만큼 세계복합문화유산으로 등재해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 지난해 5월 `백제의 미소 길`을 명명하며 초입에 세운 장승.
한다”고 당부했다.
우송스님은 “산은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신령스러운 존재 다. 건드리면 결정코 과보가 따른다. 인간의 무례와 오만이 가야산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우리 스님들이 산행을 통해 산을 안심시켜드리고,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산에게 보여주자”고 말했다.
옹산스님은 “가야산의 아름다움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하고 “가야산을 지키는 데 수덕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백제의 미소 길’ 걷기에 참여한 스님들과 시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가야산을 통째로 생태역사박물관으로 지정하고, 지역주민 시민단체 충청남도가 함께 가꾸어가자”고 제안하고 “가야산을 세계복합문화유산으로 등재해서 세계적인 유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참가자들은 또 충남도와 관계당국에 “제발 이곳 가야사터부터 마애삼존불까지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로 만들라”고 촉구했다.
▲ `백제의 미소 길`을 걷는 스님들.
의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9시30분 이곳을 출발, 2시간여 동안 백제의 미소 길을 걸었다. 발굴 중인 보원사지에서 5층석탑(보물 104호), 법인국사보승탑(보물 105호), 법인국사보승탑비(보물 106호)를 참배하고 산철 산행을 마무리했다.
▲ 보원사지에서 바라본 가야산.
가야산 관통도로와 ‘백제의 미소 길’ 2006년 충남도는 가야사터에서 마애삼존불에 이르는 8km 구간을 폭 9m, 아스팔트 포장하는 관통도로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 수덕사 개심사 등의 사찰은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가야산연대)를 구성하고 “가야산의 생태와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계획”이라며 관통도로 건설 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가야산연대는 2007년 6월 가야산의 생태와 문화유산을 보존해 시민들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백제의 미소 길’을 조성할 것을 충남도에 제안했다. 이에 충남도는 올해 1월 비포장, 차량통행 불가,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야산연대는 최근 충남도가 여전히 도로 폭을 7m로 고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차량 통행 도로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실제 가야사터 입구에는 시행청을 충남도로 한 ‘가야사터~마애삼존불 관통도로 건설 공사’ 현장 사무소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정성운 기자 woon1654@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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