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가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 복원불사에 나섰다. 지난 17일 민족문화수호단 창단식을 거행하고 결의문을 발표한 조계사는 최우선 과제로 서산마애삼존불 성역화와 보원사지 복원 불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계사의 이같은 원력은 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 결사 가운데 문화결사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단위사찰에서 종단의 결사 운동을 구체화시키는 첫 번째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는 1700년 한국불교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은 삼국시대 당나라로 향하던 구법승과 백성들의 기도처였다. 또한 100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오면서 호국안민(護國安民)의 염원이 깃들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원사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호서(湖西)지방의 중심도량으로 수많은 수행자들과 불자들의 기도도량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는 억불숭유의 조선시대를 거치며 기억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 우리 시대에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더구나 가야산 일대에 송전탑 건설과 순환도로 개설이 추진되는 환경파괴의 상황을 불자들은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계사의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 복원불사는 민족문화를 수호하고 환경을 지키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 복원은 단순히 불자들의 일만은 아니다. 민족문화, 나아가 세계문화의 소중한 자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 2720호/ 5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