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주지 토진스님과 지역 신도회 대표들이 5월17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서산마애삼존불 성역화와 보원사지 복원 불사에 동참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
서울 조계사(주지 토진스님)가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 복원불사 추진을 통해 종단 문화결사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조계사는 오늘(5월17일) 오전 경내 대웅전에서 민족문화수호단 창단식을 갖고 서산마애삼존불 성역화와 보원사지 복원 불사에 동참할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조계사 사부대중은 결의문을 통해 “조계사는 민족문화수호단을 창단해 ‘내포 가야선 성역화 추진 준비위원회’가 진행하는 불사에 동참하기로 했다”면서 “수덕사 사부대중을 비롯해 문화결사의 의지를 가진 모든 대중들과 지속적인 실천행위를 계획해 서원이 성취될 때까지 우리의 민족문화를 수호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 서산시, 예산군, 당진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은 보원사, 개심사, 일락사, 보덕사, 원효암 등 백제초기부터 들어선 사찰들이 자리 잡고 있는 불교문화의 보고다. 특히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을 비롯해 통일신라시대 화엄십찰 중 하나로 고려 광종 때 왕사였던 법인국사가 주석했던 보원사지, 현재 남연군묘로 알려진 가야사지 등이 유명하다. 하지만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보원사는 폐사됐고, 가야사는 흥선대원군에 의해 불태워지는 아픔을 겪었다.
최근에는 곳곳에 송전탑과 가야산을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까지 건설이 추진되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덕숭총림 수덕사와 ‘가야산 지키기 시민연대’ 등이 범불교 차원의 가야산 살리기 운동을 펼쳐 난개발을 막았지만, 지자체의 민족문화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복원불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조계사 민족문화수호단 창단을 계기로 가야산 성역화 사업이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포가야산 성역화추진 준비위원회는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을 증명법사로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과 수덕사 주지 지운스님이 공동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날 조계사는 서울시 25개구 지역 신도회 대표들에게 복원불사 원만회향을 위한 부촉장을 전달하고 오는 8월15일 보원사지에서 방생법회를 봉행하기로 했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은 “앞으로 수덕사와 긴밀한 협조 속에서 자성과 쇄신의 하나인 문화결사를 위해 다양한 실천행위를 진행할 것”이라며 “내포가야산은 권력에 의한 침탈로 소실된 대표적인 불교성지인 만큼 전 종도들이 나서 복원불사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