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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지킴이 선언문]가야산을 죽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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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야산지 작성일07-04-15 16:40 조회5,5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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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을 죽이지 마라




가야산이 파헤쳐지고 있다.


산허리가 마디마디 잘리고 혈맥에 철심이 박히고 있다.




탐욕스런 인간의 욕망이


소나무와 때죽나무와 진달래의 목을 자르고,


토끼와 고라니와 너구리의 놀이터를 짓뭉개고,


버들치와 가재와 도롱뇽의 서식지를 고압 전류로 지지고 있다.




저 숱한 생명들의 아우성이 들리는가?


누가 저 잔인한 살육을 용인했단 말인가?




천오백년 동안 이 땅 민초들의 恨과 눈물을 닦아준 삼존불이시여!


쫓기고 숨어들어 가야산을 찾아온 이들을 넉넉하게 안아주던


어머니와 같은 가야산이여!




이곳 보원사를 중심으로 골골마다 백여 개의 사찰을 품고 있는 가야산


나라 잃은 백제인의 부흥운동 성곽을 고스란히 간직한 가야산


평등세상을 꿈꾸던 동학농민군의 혼이 잠든 가야산


수천 명의 천주교도 학살 현장을 보듬고 있는 가야산


외세의 지배를 반대하다 미군정의 학살에 숨져간 원혼이 깃든 가야산




왜적에 항거한 의병과 승군들의 함성이 들리지 않는가?


누가 이 역사의 현장과 문화유적을 파괴하는가?



우리는 오늘


천오백년 백제의 미소를 거슬러 올라


민초들의 한이 서린 역사와 문화유적의 향기가 진동하는 이곳에서,


아름다운 풍광과 좋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 가야산 자락에서,




개발자들의 포크레인 삽날에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리고


파괴되는 문화유적을 온전히 보전하고


역사의 숨결을 보듬는 가야산 지킴이의 마음을 모아 외쳐본다.




송전철탑 공사 중단하라!


관통도로 건설계획 철회하라!


제발 가야산을 그냥 놔둬라!




메시아여! 미륵이여!




가야산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들을 깨워 주소서.


개발자들의 탐욕 때문에,


앞으로 죽어갈 지도 모를 많은 생명들을 살려주소서.


역사의 향기와 문화유적을 지켜주소서.




철탑을 뽑아 주소서.


살생을 걷어주소서.


사람과 동물들이 어울려 다니는 길에


자동차가 달리지 못하도록 하여주소서.




가야산을 지켜주소서.





2007.3.31 가야산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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