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성역사관은 천주교 홍보관인가?(불교티비-이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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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1-06-03 00:42 조회5,86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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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 전시보다는 병인박해 성지 이미지화 | ||||||||||||
요즘 지자체별로 지역의 역사를 담아내는 역사전시관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이 역사관에서 전시되는 유물과 역사적 시각은 관람객들의 생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어떤 역사관(歷史觀)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전시하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최근 문을 연 홍주성박물관의 역사관 운영에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충남 홍성군은 지난달 6일 천년 홍주(홍성의 옛 이름)의 역사를 한 곳에 담아낸다는 취지로 홍주성역사관을 개관했다. 대지 면적 7199.17㎡, 연면적 1699㎡,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다. 기획전시실, 자료보관실, 학예연구실, 체험학습실, 수장고, 문서고 등 박물관으로서의 공간과 휴게카페,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으니 역사문화시설로 손색이 없다. 전시공간에는 다양한 홍성의 역사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아울러 종교와 관련하여 홍성의 불교와 천주교 박해를 함께 배치하고 있다.
천주교의 성지에 대해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공간의 크고 적음을 논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천주교의 성지임을 부정하거나, 성지임을 홍보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의도를 탓하는 것도 아니다. 역사관을 천주교 홍보에 사용하였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기에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실로 홍성군청은 홍성을 천주교 박해(순교)성지로 알리고 싶은 모양이다. 역사관에서 당연히 천주교 박해(순교)성지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 유물을 전시하였다면 이런 문제를 삼지 않았을 것이다. 초라한 홍성의 불교 코너 맞은편에는 천주교 관련 내용을 그림자 애니메이션과 내레이터로 설명하고 있다. “… 예수는 우리를 인도하는 목자이십니다. 만인은 하느님 앞에 평등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체입니다. ….”
그리고 이어지는 천주교 박해 코너에는 왜 홍성에서 천주교 박해가 일어났는지, 그리고 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를 당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결여되고 천주교 박해에 대한 내용만 전시되어 있다. 그것도 홍성의 천주교 박해(순교)에 대한 유물은 없고 전혀 다른 지역의 박해(순교)에 대한 당시 프랑스 신문보도 내용과 일본어로 된 천주교 관련 책자들만 전시해 놓고 있다. 또 밖으로 나가는 우측 통로 옆에는 박해를 당하는 모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홍성군청은 이 역사관을 통해 제대로 된 홍성의 역사를 알리고자 하기보다는 천주교 순교지의 이미지를 부각하여 지역 종교 성지순례 관광지 홍보관의 목적으로 삼고한 한 것이 아닌지…. 홍성군청은 차라리 역사관이라는 이름보다는 천주교 박해(순교) 홍보관이라고 개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실 병인박해의 배경에는 1868년(무진년)에 일어난 남연군묘 도굴사건 등의 역사적 사실 등이 있음에도 왜 박해(순교)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시대적 배경 설명이 빠져있기 때문에 단순히 홍성을 천주교 박해(순교)지로 이미지화할 것이다. 또, 노파심일 수도 있겠지만, 역사관을 방문하는 후손들에게 당시 박해를 가한 우리 선조들을 무자비한 살인자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경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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